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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설레는 바사 여행의 시작
핀란드 서해안, 발트해를 따라 걷다 보면
풍경과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는 도시가 있어요.
바로 **바사(Vaasa)**입니다.이 도시는 핀란드와 스웨덴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고,
언어마저 핀란드어와 스웨덴어가 공존해요.
거리 간판도, 식당 메뉴도 두 언어로 쓰여 있는 걸 보면
이곳이 얼마나 다양한 색을 품고 있는지 느낄 수 있죠.또한 바사 앞바다에는
빙하기 이후 지형이 드러난 **‘키틱아르키펠라고(Quark Archipelago)’**가 펼쳐져 있어
지질학적으로도 특별한 여행지입니다.그저 바다를 바라보기만 해도,
바사가 품은 시간과 바람, 그리고 소리가 천천히 스며들죠.
1. 바사의 역사 – 왕의 도시에서 지질 유산의 도시로
1) 스웨덴 통치기의 ‘바사’ – 이름에서 시작된 역사
바사는 1606년, 스웨덴 국왕 **칼 9세(Carl IX)**에 의해
정식으로 도시로 선언되었습니다.
그는 당시 스웨덴 왕조 중 가장 강력했던 가문인 **‘바사 가문(House of Vasa)’**의 일원으로,
도시 이름을 왕가의 명예를 기리기 위해 ‘Vaasa’로 명명했죠.이 시기 바사는 핀란드 서부의 주요 항구도시로 빠르게 성장합니다.
스웨덴과 핀란드가 같은 왕국 아래 있을 당시,
바사는 해상 무역과 어업, 방직 산업의 중심지 역할을 하며
교역의 허브로 기능했어요.도시 전반은 스웨덴의 건축 양식, 언어, 행정 제도를 바탕으로 설계되어
지금까지도 바사 사람들의 약 1/4이 스웨덴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전통이 이어집니다.2) 1852년 대화재 – 폐허에서 다시 태어난 도시
도시가 안정적으로 번창하던 19세기,
바사는 돌이킬 수 없는 큰 비극을 겪게 됩니다.1852년 8월 3일, 작은 목재 창고에서 시작된 불이
강풍을 타고 번지며 하루 만에 도심 전체를 삼켜버린 대화재가 발생한 거죠.
당시 바사는 대부분 목조 건물이었기에 피해가 컸고,
도시의 90% 이상이 폐허가 되었습니다.하지만 이 불행은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되었고,
바사는 불탄 옛 중심에서 6km 동쪽 내륙으로 옮겨 재건되며
전혀 다른 형태의 도시로 다시 태어납니다.이때 설계된 신바사는
- 직선형 도로
-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한 그리드형 구조
- 유럽식 공공건물과 공원 배치
등 현대적인 도시계획의 모범으로 불리며, 오늘날 도시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3) 독립 이후와 현대 바사의 정체성
핀란드가 러시아에서 독립한 이후,
바사는 국경 지역이자 문화적 교차점으로 더욱 특별한 위상을 얻게 됩니다.
특히 바사는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두드러지는 도시로 변화합니다:- 교육 도시:
- 1960년대 이후 대학과 기술 기관들이 들어서며
- ‘핀란드 스웨덴어권 고등교육의 중심’ 역할을 수행
- 현재 5개 대학교 캠퍼스가 밀집해 있는 지식도시
- 에너지 산업과 환경 연구의 도시:
- Wartsila, ABB 등 글로벌 에너지 기술 기업 본사 및 연구소 위치
- 친환경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 선도 도시
- 국제 환경 컨퍼런스 개최지로 부상
-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도시:
- 바사 앞바다에 위치한 Kvarken Archipelago(크바르켄 군도)는
빙하기 이후 지반 융기로 인해 지형이 매년 상승 중인 지구의 ‘살아있는 실험실’ - 2006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 관광뿐 아니라 생태 교육, 국제 지질학 연구의 현장
- 바사 앞바다에 위치한 Kvarken Archipelago(크바르켄 군도)는
4) 바사, 두 문화가 공존하는 희귀한 도시
오늘날 바사는
핀란드 내에서도 핀란드어와 스웨덴어가 공식 이중 언어로 사용되는 도시 중 하나이며,
스웨덴어 사용률이 30%를 넘는 유일한 주요 도시입니다.학교, 병원, 거리 간판, 메뉴판 등
도시의 모든 삶 속에서 두 언어와 문화가 자연스럽게 함께 흐르고 있죠.이 다문화성은 바사를 더욱 따뜻하고 포용적인 도시로 만들어주며,
단순히 ‘핀란드 여행’이 아닌
북유럽 다문화 문명의 단면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도시로 자리 잡게 했습니다.
바사의 역사는
그 자체로 ‘무너졌다가 다시 태어난 도시’이자,
‘두 언어, 두 문화가 손을 잡고 걷는 도시’입니다.
단순한 바다 도시를 넘어서
역사, 자연, 문화, 지질, 기술이 조화롭게 이어지는 진귀한 공간이죠.2. 문화, 대표 축제, 전통의상, 사용 화폐
문화 핀란드 내에서 스웨덴어 사용률이 가장 높은 도시. 핀란드와 스웨덴 문화가 자연스럽게 혼합되어 있으며, 예술·환경·지질 연구가 발달함. 교향악단, 디자인 갤러리, 친환경 정책 도시로도 유명 대표 축제 바사 합창 페스티벌 (Vaasa Choir Festival): 유럽 전역 합창단이 참여하는 3년 주기 대규모 음악제
나이트 오브 아트 (Taiteiden Yö): 여름 밤, 도심 곳곳에서 공연과 설치미술이 펼쳐지는 예술 축제전통의상 핀란드 남서부 스웨덴계 복장은 색감이 화려하고 금장 장식이 많음. 붉은색과 파란색 스커트, 흰 블라우스가 특징. 바사 축제나 공연에서 종종 착용 사용 화폐 유로(€) 사용. 카드 결제 99% 가능하나 농산물 직판장이나 마켓 부스에선 현금이 유용할 수 있음 환전 팁
- 핀란드 전역에서 카드 사용이 기본
- 바사 기차역 및 시청 근처 외환 서비스 있음
- 지역 재래시장 및 섬 지역 페리 탑승 시 소액 현금 있으면 편리
3. 전설과 이야기 – 떠오르는 섬의 기도
바사에는 이런 전설이 있습니다.
“아침 해가 수면 위로 떠오를 때, 그 해에 바다에서 또 하나의 땅이 올라온다.”이는 단순한 신화처럼 들리지만,
사실 바사의 해안 지형은 실제로 연간 약 1cm씩 땅이 솟아오르는 중이에요.
빙하가 녹고 지반이 반발하는 ‘지반 융기 현상’ 때문이죠.과거 어부들은 바다에서 갑자기 솟은 섬을 신의 기도라고 믿었고,
그 위에 나무 십자가나 돌무더기를 올려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해요.오늘날에도 바사 앞바다 섬들엔 이런 흔적이 남아 있어,
그저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수백 년에 걸친 인간의 기도와 자연의 대답을 느낄 수 있어요.4. 음식 & 지역 술
Silakkapihvit
실라카피히빗발트해에서 잡은 청어를 양념해 구운 요리. 레몬 버터나 감자와 함께 제공됨 Musta makkara
무스타 막카라바사 지역 특유의 진한 피소시지. 구운 후 잼이나 감자와 곁들여 먹음 Perunarieska
페루나리에스카감자로 만든 전통 무효효 모닝브레드. 바사에서는 스웨덴식 치즈와 함께 제공 Kvarken Pale Ale
크바르켄 페일에일바사 앞바다 ‘Kvarken’ 이름에서 따온 지역 수제맥주. 가볍고 과일 향이 도는 에일 스타일 Napue Gin
나푸에 진핀란드 허브와 야생 딸기를 베이스로 만든 인기 로컬 진. 바사 바 & 사우나에서 인기 5. 주요 관광지 정리
도보 바사 성당
(Vaasa Church)1869년 지어진 고딕 리바이벌 양식의 교회. 도시 중심에 위치 붉은 벽돌 외관과 고요한 내부가 인상적. 바사 시민들의 일상 속 휴식처 도보 바사 시장광장 스웨덴풍 목조 건물과 현대적 상점들이 어우러진 중심지 북유럽 특유의 조용한 생기. 주말엔 플리마켓과 공연도 열림 차량 15분 바사 해양 박물관
(Terranova & Ostrobothnian Museum)바사와 크바르켄 군도의 생태와 항해 역사를 다룬 박물관 유네스코 지정된 바다 지형을 이해하기에 최적. 아이들과 함께 추천 차량 15분 Tropiclandia Spa & Sauna 바사 해변에 위치한 워터파크 내 대중 사우나. 가족 단위도 많이 찾음 바닷바람을 맞으며 사우나 → 수영장 →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복합 공간. 노천탕도 있음 차량 20분 Villa Meribjörkö Sauna 바사 외곽 자연 속 통나무 별장형 사우나. 사전 예약 필요 숲과 바다가 만나는 절경 속, 사우나 후 호수에 뛰어드는 전통 핀란드 체험 가능. 로컬 추천 명소 차량 25분 소쿨루오도 전망대
(Söderfjärden Observation Tower)둥근 원형분지 위, 철새 도래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 천문지리와 자연생태가 교차하는 장소. 가을철 철새 이동기엔 장관 차량 30분 키틱아르키펠라고 세계유산 트레일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지질 구조, 바다가 물러난 자리에 새로 생긴 길 바위섬과 솔숲 사이로 이어지는 조용한 트레일. 북유럽 자연의 정수
직접 걸어본 도보 여행지의 감상
바사는 북유럽 도시 중에서도
유독 바람이 조용했던 곳이었어요.
시장광장에 앉아 가만히 커피를 마시다 보면,
그냥 지금 이 순간이 충분히 평화롭게 느껴졌어요.바사 성당에 들어가서,
나무 의자에 살짝 앉아보면
붉은 벽돌과 햇빛 사이로 오래된 시간을 느낄 수 있었고요.여긴 시간이 빨리 흐르지 않아서 좋은 도시예요.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괜찮은,
그런 느낌의 도시였습니다.
사진 포인트
- 바사 성당 정면에서 본 붉은 벽과 탑
- 시장광장의 아침 빛과 파란 하늘 아래의 스웨덴풍 건물들
- 키틱 군도의 바위 위에 선 실루엣
- 해양 박물관 내부의 배 모형과 파도 설치 예술
- 철새가 도래하는 원형 분지의 드론 뷰 (가을 추천)
6. 치안 정보
바사는 핀란드 내에서도 매우 안전한 도시로 평가받으며,
특히 가족 단위 여행자와 혼자 여행하는 여성에게도 추천할 수 있는 도시입니다.- 치안 전반: 범죄율 낮고, 도심과 해변 모두 야간 산책 가능
- 주의사항:
- 바닷가 산책로는 겨울철 결빙 구간 주의
- 일부 외곽지역은 조명이 적은 경우 있으니 야간 이동 시 라이트 소지 추천
- 긴급 연락처
- 통합 긴급 전화 ☎ 112
- 바사 중앙병원 (Vaasan keskussairaala): ☎ +358 6 213 1111
- 한국 대사관 (헬싱키)
- ☎ +358 9 2519 8500
- 이메일: finland@mofa.go.kr
바사는 낯선 이에게도 거리낌 없이 인사하는 도시예요.
저녁 7시가 넘으면 거리가 조용해지지만,
그 고요함조차 편안하게 느껴졌습니다.7. 이동 방법
- 헬싱키 → 바사 이동
- 기차 (VR): 약 3.5~4시간 소요. 편안한 좌석과 안정적 와이파이 제공
- 국내선 항공 (Finnair): 약 1시간. 헬싱키 반타 공항 출발, 바사 공항 도착
- 버스 (OnniBus, Matkahuolto): 6시간 전후. 경유 노선 많아 체력 부담 있음
- 바사 공항 → 시내
- 버스/택시: 약 15분 소요. 공항 규모 작고 접근성 좋음
- 시내 교통
- 도심 대부분 도보로 가능
- 외곽 관광지(세계유산 트레일, 전망대 등)는 Föli 교통앱 통해 버스 이용
- 자전거 도로 잘 정비되어 있어 여름철에는 대여 강추
- 시내 ‘에코스쿠터’ 공유 서비스도 인기
- 이동 팁
- 바사역 근처에 무료 와이파이, 관광안내소 있음
- 스웨덴과 배편 연결 있음 (Umeå행 페리) → 하루 여행도 가능
- 유네스코 지질 트레일 이동 시 차량 대여 또는 투어 추천
8. 마무리 – 바사 여행 총평
바사는 화려하진 않지만,
걷다 보면 한 걸음마다 의미가 스며드는 도시였어요.스웨덴과 핀란드의 언어가 번갈아 들려오는 거리,
바닷바람에 스치는 솔향기,
유네스코 유산 위를 걷는 조용한 트레일…그 순간순간이
‘이 도시만이 줄 수 있는 풍경과 공기’였고,
그래서 바사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게 되었습니다.
추천 여행 시기
- 6~9월: 햇살 좋은 계절. 바다 트레킹과 마켓 분위기 좋음
- 10~11월: 철새 도래 시즌. 사진 촬영과 조용한 자연 산책 추천
- 12~2월: 설경과 얼어붙은 바닷길의 낭만적인 풍경
한줄평: “바사는 말보다 공기가 더 많은 도시였고,
조용히 걷기만 해도 마음이 정리되는 곳이었다.”'역사와 문화 > 북유럽'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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