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웅이네

유럽여행 역사와 문화

  • 2025. 4. 22.

    by. 야나기웅

    목차

      설레는 테살로니키 여행의 시작

      테살로니키는 아테네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그리스 제2의 도시예요. 유서 깊은 유적과 현대적인 감성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 그리고 바다를 품은 산책길과 감미로운 밤공기가 매력적인 이곳은 그리스의 문화 수도로 불릴 만큼 예술과 감성이 살아 있는 공간입니다.

      아테네가 고대의 중심이라면, 테살로니키는 동서양 문명의 교차점, 청춘과 낭만의 도시로서 여행자들에게 보다 생생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에요. 아침에는 비잔틴 교회를, 저녁엔 루프탑 바에서 항구의 노을을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는 도시—그게 바로 테살로니키입니다.


      1. 테살로니키의 역사 – 교차로 위의 천년 도시

      고대 – 알렉산더 대왕의 유산에서 로마 제국까지

      기원전 315년, 마케도니아 왕국의 왕 카산드로스는 자신의 아내이자 알렉산더 대왕의 이복누이 ‘테살로니케’의 이름을 따서 이 도시를 건설합니다. 지중해와 발칸을 연결하는 요지에 위치한 덕분에 곧 로마 제국의 주요 교역 도시로 성장했죠. 로마의 유명한 도로 ‘에그나티아 가도’가 도시를 통과하며, 동서 무역의 중심지가 되었고, 지금도 도시 한가운데에 그 유적이 남아 있어요.

      이 시기의 대표 유산은 **로톤다(Rotunda)**와 갈레리우스 개선문, 두 건축물 모두 로마 황제 갈레리우스 시기의 웅장한 건축 기술과 문화적 번영을 보여줍니다.

      중세 – 비잔틴의 수도, 종교와 예술의 요람

      비잔틴 제국 시기, 테살로니키는 콘스탄티노플 다음으로 중요한 도시로 떠오릅니다. 수많은 정교회 성당이 세워졌고, 이들 중 다수가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어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비잔틴 교회들이 도심 곳곳에 퍼져 있는 모습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테살로니키의 정체성을 잘 보여줍니다.

      이 시기 테살로니키는 단순한 교역 도시를 넘어 종교, 문학, 미술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고, 그리스 정교 전통이 지금까지도 생활 속에 뿌리 깊게 남아 있어요. 특히 아기오스 디미트리오스 성당은 도시의 수호성인을 모시는 장소로, 지금도 많은 현지인들이 기도하러 방문하는 신성한 공간입니다.

      현대 – 오스만 제국, 독립, 그리고 다문화 도시의 부활

      15세기부터 테살로니키는 오스만 제국에 속하게 되었고, 이후 약 500년간 이슬람 문화와 유대 문화가 공존하는 다문화 도시로 발전합니다. 이 시기의 이국적인 흔적은 하마마(터키식 목욕탕), 시장 구조, 모스크 등에서 지금도 확인할 수 있어요.

      20세기 초, 발칸 전쟁을 통해 그리스에 편입된 이후 도시의 분위기는 다시 그리스 색채로 재편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1923년 그리스-터키 인구 교환, 2차 세계대전 중 나치의 점령과 유대인 학살 등 비극적인 역사도 함께 겪었죠.

      오늘날 테살로니키는 과거의 아픔을 안고도, 예술과 문화로 다시 피어난 도시입니다.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동네, 트렌디한 카페 거리, 유럽에서 가장 활기찬 야경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곳은 그리스 현대 도시의 이상적인 모델로 사랑받고 있어요.

      2. 문화, 축제, 전통의상, 화폐 정보

      문화 테살로니키는 비잔틴, 오스만, 유대, 슬라브, 그리스 전통이 복합적으로 녹아 있는 도시. 골목마다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며,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문화 실험실’로 불림. 거리 그래피티, 인디 공연, 소규모 미술 전시회가 활발함.
      대표 축제 테살로니키 국제 영화제(Thessaloniki International Film Festival): 매년 11월 개최. 발칸 반도 최대의 영화제로, 시네마 예술과 도시 감성이 어우러지는 축제.
      전통의상 북부 그리스 특유의 두터운 모직 소재와 자수가 특징. 남성은 짧은 조끼와 바지, 여성은 플레어 치마와 숄이 어우러진 형태. 농촌 전통 복식과 오스만 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음.
      사용 화폐 유로 (€ / EUR)

      환전 팁

      테살로니키는 상업 항구 도시로 환전소와 ATM이 시내 곳곳에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현금보다 카드 사용이 일반적이며, 대부분의 카페, 박물관, 교통수단에서도 문제없이 결제 가능해요. 단, 소규모 식당이나 골목길 노천 시장에서는 현금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소액 유로 지참이 유용합니다.

       

      3. 전설과 이야기 – 백탑에 숨겨진 약속의 비극

      테살로니키의 가장 유명한 상징물 중 하나는 바닷가에 우뚝 솟은 **백탑(White Tower)**입니다. 하지만 이 탑에는 사실 어두운 전설이 숨어 있어요.

      오스만 제국 시기, 이 탑은 감옥이자 처형장이었고, 수많은 죄수들의 피로 물들었기에 '붉은 탑(Red Tower)'이라 불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19세기말, 한 죄수가 탑의 안팎을 하얗게 칠하는 대가로 자유를 얻은 사건 이후, 이곳은 ‘백탑’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죠.

      이 이야기는 단순한 미신을 넘어, 권력과 자유, 인간 존엄성에 대한 상징적인 질문을 던지는 전설이에요. 탑 위에 올라 테라스를 걷다 보면, 그 전설이 마치 파도 소리와 함께 귓가에 속삭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바뀌었지만, 그 안에 서면 과거의 기억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4. 음식 & 지역 술

      Bougatsa
      부가차
      필로 반죽에 커스터드, 치즈, 고기 등을 넣어 구운 파이. 아침식사로 인기
      Gyro
      기로
      얇게 썬 고기를 피타 브레드에 싸 먹는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
      Soutzoukakia
      수주카키아
      향신료가 들어간 미트볼을 토마토 소스에 조려낸 요리. 흔히 밥과 함께 제공
      Frappe
      프라페
      테살로니키에서 탄생한 아이스 커피. 진한 맛과 시원한 거품이 특징
      Tsipouro
      찌푸로
      강한 도수의 증류주. 무향 버전과 아니스 향 버전이 있으며 식전주로 자주 마심
      Vinsanto
      빈사토
      그리스 북부에서 인기 있는 달콤한 디저트 와인. 후식과 잘 어울림

       

       

      5. 주요 관광지 정리

      도보 백탑
      (White Tower)
      테살로니키의 상징이자 과거 감옥이었던 탑 전망대에서 항구 전경 감상 가능. 내부는 역사 박물관
      도보 플라티아 아리스토텔루스
      (Aristotelous Square)
      바다를 마주한 대형 광장 카페, 서점, 거리 공연이 어우러진 현지의 일상 중심지
      도보 로톤다(Rotunda) & 갈레리우스 개선문 로마 시대 원형 건물과 개선문 고대 로마 건축의 위엄을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는 유적
      대중교통 아기오스 디미트리오스 성당 도시의 수호성인을 모신 정교회 대성당 성스러운 분위기와 내부 모자이크 예술이 인상적
      대중교통 비잔틴 문화 박물관 유럽 최고 수준의 비잔틴 유물 전시관 비잔틴 예술과 문화의 정수를 배울 수 있는 공간
      차량 1시간 내 베르기나(Vergina) 왕릉 알렉산더 대왕 부친 필리포스 2세의 무덤 고대 마케도니아 왕가의 유물과 왕릉 벽화가 압권
      차량 1시간 내 피레아스 리도스 해변 넓고 한적한 북부 해변 여름철 피서지로 현지인 추천. 카페와 바다 뷰가 좋음
      차량 1시간 내 에디사 폭포
      (Edessa Waterfalls)
      마케도니아 지방 최대 폭포 맑고 시원한 자연 풍경, 인생 사진 스폿으로 인기
      차량 1시간 내 디오니 고대 도시
      (Dion Archaeological Park)
      올림푸스 산 자락의 고대 유적지 신화와 유적이 함께 어우러지는 그리스 북부의 보석 같은 곳

      여행 팁 & 정보

      • 백탑(White Tower): 해 질 무렵 항구를 배경으로 탑과 함께 찍는 사진은 테살로니키의 상징 그 자체.
      • 아리스토텔루스 광장: 광장을 중심으로 바다와 맞닿은 일직선 뷰가 인상적이며, 야경 촬영지로도 인기.
      • 로톤다(Rotunda): 낮 시간대에는 유적 안팎 모두 빛이 잘 들어 사진이 잘 나오며, 원형 천장이 특히 인상적.
      • 예약 팁: 베르기나 왕릉과 디오니 유적은 성수기 사전 예약 시 입장 대기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요
      • 드라이브 코스 추천: 테살로니키 → 에디사 폭포 → 디오니 고대 도시 → 해안 도로 드라이브 후 귀환 (하루 코스 가능)

      테살로니키

       

      6. 치안 정보

      테살로니키는 그리스에서도 비교적 안전한 도시로 평가받지만, 도시 특성상 유럽식 소매치기밤늦은 음주 지역에 대한 기본적인 주의는 필요합니다.

      • 주의할 곳: 시내 중심 시장(모디아노 시장, 카팔라르 시장)과 버스터미널 근처는 혼잡한 시간대에 소매치기 발생 가능성 있음.
      • 야간 팁: 해안 산책로는 늦은 시간까지도 사람이 많아 안전하지만, 좁은 골목이나 외곽 동네는 피하는 것이 좋아요.
      • 혼자 여행 시: 중심가 호텔과 숙소는 대부분 안전하며, 리셉션에서 지역 정보와 밤 시간대 이동 팁을 물어보는 것이 유용합니다.
      • 현지 경찰 번호: 100
      • 한국 대사관(아테네 관할): +30 210 6984 080

      테살로니키는 청년층이 많은 도시라 활기가 넘치지만, 그만큼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파티나 음악 행사도 많으니, 숙소 위치와 방음도 고려해 선택하면 더 쾌적한 여행이 될 거예요.

       

      7. 이동 방법

      • 공항 → 시내 접근
        테살로니키 마케도니아 국제공항에서 시내 중심까지는 차량으로 약 30분 거리입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78번 버스 또는 택시이며, 공항에서 나와 바로 탑승 가능해요.
        공항 버스는 24시간 운행하므로 야간 도착 시에도 걱정 없습니다.
      • 시내 교통 수단
        테살로니키는 버스 중심 도시입니다. 지하철은 현재 일부 구간만 공사 중이므로, 버스 노선 앱을 활용하면 좋아요.
        도시 자체가 크지 않아 도보 이동도 가능하며, 특히 유적지와 관광지는 도심에 몰려 있어 걸어서 여행하기 딱 좋습니다.
      • 렌터카 이용
        외곽 유적(베르기나, 에디사, 디오니 등)이나 해변 쪽으로 이동할 경우 렌터카가 매우 유용해요.
        도로는 넓고 주차장도 잘 갖춰져 있으며, 국제운전면허증과 여권을 소지하면 당일 렌트도 가능합니다.
      • 이동 팁
        • 구글맵보다 현지인용 앱 OASTH(버스 시간표) 활용 추천
        • 해안 산책로는 자전거 대여도 가능하며, 로컬 느낌의 여유로운 여행이 가능해요

       

      8. 마무리 – 테살로니키 여행 총평

      테살로니키는 그리스 여행의 틀을 바꿔주는 도시입니다. 아테네보다 덜 붐비고, 산토리니보다 덜 화려하지만, 그 어떤 도시보다 진하고 깊은 감성이 녹아 있어요. 걸음마다 유적이 있고, 식사 한 끼마다 문화가 묻어나는 곳. 특히 지중해의 낭만과 발칸의 진중함이 조화를 이루며,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느낌을 줍니다.

      여행 추천 계절은 4월 6월, 9월 10월로, 이 시기엔 날씨가 맑고 덥지 않아 유적 탐방이나 바닷가 산책이 모두 쾌적합니다. 여름철(7~8월)은 해변을 중심으로 한 휴양 일정에 좋고, 겨울은 비수기지만 조용히 문화와 역사에 몰입할 수 있는 여유로운 시기입니다.

      테살로니키는 단지 둘러보는 도시가 아니라, 살아 있는 시간 속에 들어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감성적인 골목, 깊은 역사,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사람들의 삶이 어우러진 이 도시를 한 번 만나면, 그 여운은 꽤 오래도록 남게 될 거예요.

      한줄평: “테살로니키는 여행이 아니라, 천천히 걸으며 삶을 배우는 감정의 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