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웅이네

유럽여행 역사와 문화

  • 2025. 4. 25.

    by. 야나기웅

    목차

      나폴리오는 그리스 본토 펠로폰네소스 반도 북동부 해안에 위치한 도시로, 바다와 요새, 붉은 지붕의 구시가지가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합니다.
      한때 그리스 왕국의 초대 수도였으며, 그만큼 도시 전체가 역사적인 의미와 낭만적인 분위기를 품고 있죠.

      아테네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라 당일치기 여행도 가능하지만, 이곳의 진가는 밤이 되어야 빛을 발합니다. 노을이 내려앉은 항구, 성곽 위를 타고 흐르는 저녁 바람, 그리고 고요한 골목길… 나폴리오는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도시예요.


      1. 나폴리오의 역사 – 그리스 최초의 수도, 유럽풍 항구 도시의 변천사

      고대 – 미케네 문명의 여운

      나폴리오가 위치한 지역은 고대 미케네 문명의 중심지에서 멀지 않습니다. 실제로 차량 30분 거리에 있는 미케네 유적지와 연관되며, 이 일대는 기원전 2천 년경부터 해상 무역 거점 역할을 해왔죠. 고대 나폴리오 자체는 소규모 항구 마을이었지만, 전략적 요충지로 인해 끊임없이 강대국들의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중세 – 베네치아와 오스만 제국의 흔적

      13세기부터 나폴리오는 베네치아 공화국의 지배를 받으며 본격적으로 요새화됩니다. 이 시기의 대표적 유산이 바로 바다 위 섬에 세워진 부르치(Bourtzi) 요새와 도시를 감싸는 **팔라미디 요새(Palamidi Fortress)**예요.
      두 요새는 오늘날까지도 도시를 둘러싸고 있으며, 마치 나폴리오가 중세 도시국가처럼 독립된 공간으로 존재하는 느낌을 줍니다.

      17세기부터는 오스만 제국의 지배로 바뀌며, 도심 곳곳에는 터키식 건축의 흔적이 남게 됩니다. 한때는 모스크로 쓰이던 건물들이 지금은 박물관이나 문화센터로 재탄생해 있어, 골목을 걷다 보면 서로 다른 문화가 겹겹이 쌓인 모습을 체감할 수 있어요.

      근대 – 독립운동과 그리스의 첫 수도

      1821년, 그리스가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독립 전쟁을 시작했을 때, 나폴리오는 전략적 중심지이자 정치적 심장이었습니다. 1828년, 카포디스트리아스 총독이 이끄는 그리스 임시 정부가 이곳에 수도를 두며, 나폴리오는 독립 그리스의 첫 수도가 되었어요.

      비록 이후 아테네로 수도가 옮겨졌지만, 이 도시에는 그리스 근대사의 출발점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도시 전반에 당시의 건축과 도시계획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지금의 나폴리오는 그 고풍스러움을 간직한 채, 예술가와 여행자들이 사랑하는 낭만 도시로 재탄생했죠.

       

      2. 문화, 축제, 전통의상, 화폐 정보

      문화 나폴리오는 고전 그리스와 중세 유럽, 오스만 문화가 혼재된 도시. 도시 전체가 박물관처럼 고풍스럽고, 거리 곳곳엔 예술 소품점, 고서점, 전통 수공예 가게가 즐비함.
      대표 축제 나폴리오 클래식 음악 페스티벌(Nafplio Festival): 매년 여름 개최되는 고전음악 중심의 예술축제. 역사적 건물에서 열리는 실내 공연이 특징.
      전통의상 펠로폰네소스 지역의 전통의상은 짙은 색의 바지와 조끼, 머리띠(페즈)를 쓰는 남성복과 풍성한 스커트와 화려한 머릿수건을 쓰는 여성복이 주를 이룸.
      사용 화폐 유로 (€ / EUR)

      환전 팁

      나폴리오는 관광지 중심 도시로 대부분 카드 결제 가능하지만, 구시가지의 소규모 상점, 버스요금, 일부 전통 식당에서는 현금 선호가 있습니다.
      현금은 아테네나 주요 도시에서 미리 환전하거나, 나폴리오 시내 ATM(중앙 광장, 항구 근처) 이용이 편리합니다.

       

      3. 전설과 이야기 – 바다 위 요새에 갇힌 장군의 저주

      도시 앞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 요새 **부르치(Bourtzi)**에는 슬픈 전설이 하나 전해집니다.

      오스만 제국 시절, 이 요새는 정치범 수용소로 사용되었는데, 한 용맹한 그리스 장군이 배신자의 누명을 쓰고 이곳에 갇히게 됩니다. 그는 매일 저녁 해가 질 때 바다 쪽을 바라보며 자신의 무죄를 외쳤다고 해요. 결국 그는 섬에서 병사했고, 그날 이후 해 질 무렵이면 요새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는 이야기가 남게 되었죠.

      이 전설은 도시 사람들에게 정의와 자유, 희생에 대한 상징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평화로운 관광지로 바뀐 이 작은 섬을 바라보면, 과거의 사연이 파도 위로 은근하게 떠오르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부르치

      4. 음식 & 지역 술

      Kokkinisto
       코끼니스토
      토마토 소스로 푹 끓인 소고기 또는 양고기 스튜. 향신료와 와인을 함께 넣어 깊은 풍미
      Gigantes Plaki
      이간데스 플라키
      큰 흰콩을 토마토 소스와 양파, 허브와 함께 구운 요리. 비건도 즐기기 좋은 전통 요리
      Galaktoboureko
      갈락토부레코
      크림이 들어간 필로 반죽 디저트로, 시럽에 적셔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
      Portokalopita
      포르토칼로피타
      오렌지 껍질이 들어간 시럽 케이크. 펠로폰네소스 지방 특산 디저트
      Moschofilero
      모스코필레로
      펠로폰네소스 지역의 아로마틱 화이트 와인. 과일향이 풍부하고 부드러움
      Tsipouro
      찌푸로
      전통 포도 증류주. 도수가 높아 식전주로 소량 마시며, 상점에서 소량 병도 판매함

       

      5. 주요 관광지 정리

      도보 팔라미디 요새
      (Palamidi Fortress)
      언덕 위에 위치한 대규모 요새 999개의 계단을 따라 오르면 나폴리오 전경이 한눈에 들어옴. 해 질 무렵 추천
      도보 부르치 요새
      (Bourtzi)
      바다 위 섬 요새 전설과 낭만이 깃든 나폴리오의 상징. 보트로 접근 가능
      도보 구시가지 붉은 지붕, 꽃이 가득한 골목, 유럽풍 건축물 감성 가득한 산책로. 쇼핑과 카페 탐방에 제격
      도보 헬레닉 전쟁 박물관 근대 그리스 독립운동사 전시 그리스 첫 수도로서의 역사 이해에 도움
      대중교통 아크로나폴리오 구시가지 뒤편 절벽길과 고성 유적 조용하고 탁 트인 산책길. 절벽에서 내려다보는 바다 풍경이 압권
      차량 1시간 내 미케네 유적지 기원전 1600년대 미케네 문명 도시 ‘황금가면’의 주인공 아가멤논의 무덤이 있는 곳. 그리스 고대사의 핵심 유적
      차량 1시간 내 에피다우로스 고대 극장 최고의 음향 효과를 지닌 고대 극장 아직도 콘서트와 공연이 열리는 세계문화유산. 주변 신전 유적과 함께 탐방 추천
      차량 1시간 내 톨로(Tolo) 해변 잔잔한 바다와 해양 액티비티가 가능한 해변 마을 수영, 요트, 해산물 식사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나폴리오 근교 휴양지
      차량 1시간 내 아르고스
      (Argos)
      고대 도시국가의 흔적이 남은 조용한 시골 도시 대극장, 성벽, 오랜 시장터가 매력적. 관광객이 적어 느긋한 여행 가능
      차량 2시간 내 코린토스 운하 이오니아해와 에게해를 잇는 거대한 수로 짧지만 강렬한 감동,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절경

      사진 포인트

      • 팔라미디 요새 정상: 붉은 지붕이 펼쳐진 도시와 바다가 한눈에! 인생샷 필수
      • 부르치 요새 앞 선착장: 바다와 요새, 항구가 조화된 감성 배경
      • 구시가지 골목길: 꽃 장식이 가득한 창문과 컬러풀한 벽면은 감성 포토존

      여행 팁

      • 팔라미디 요새는 오전 또는 해 질 무렵에 방문해야 햇빛과 조명이 최적
      • 부르치 요새는 보트로 접근 가능(운영시간 확인 필수)
      • 미케네, 에피다우로스는 통합 티켓(€12) 구입 가능, 유적지 간 이동은 차량이 가장 효율적

      나폴리오

       

      6. 치안 정보

      나폴리오는 그리스에서도 가장 평화롭고 안전한 도시 중 하나로 꼽힙니다. 구시가지와 항구 주변은 관광객과 현지인들이 어우러진 따뜻한 분위기이며, 밤늦게까지도 비교적 안심하고 산책할 수 있어요.

      • 주의할 점: 관광지 특성상 항구 주변과 주요 광장(시디스 광장 등)에서는 소매치기를 주의해야 하며, 가방은 항상 몸 가까이에 보관하세요.
      • 혼자 여행 시: 조명이 잘 정비된 편이지만, 구시가지 외곽의 조용한 골목은 밤 늦게 혼자 걷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교통안전: 구시가지 도로는 좁고 일방통행이 많아 차량 이용 시 내비게이션 필수. 계단과 언덕길이 많아 편한 신발 착용 권장.
      • 현지 경찰 번호: 100
      • 한국 대사관(아테네 관할): +30 210 6984 080

      나폴리오는 전반적으로 친절하고 정돈된 느낌의 도시라, 기본적인 안전 수칙만 지킨다면 매우 쾌적한 여행이 가능합니다.

       

      7. 이동 방법

      • 아테네 → 나폴리오 접근 방법
        • 버스 (KTEL): 아테네 키피소스 터미널에서 출발, 약 2시간 30분 소요. 일일 57회 운행, 요금은 약 1416유로
        • 렌터카: 아테네에서 고속도로(E94/E65) 이용 시 약 2시간 소요. 미케네, 에피다우로스 등 주변 명소까지 함께 여행하기 좋음
        • 개인 투어: 당일치기 또는 1박 2일 가이드 투어 상품도 많이 운영됨
      • 도시 내 교통
        • 도보: 구시가지와 주요 관광지는 도보로 충분히 이동 가능. 작고 밀집된 도시 구조
        • 택시: 비교적 저렴하며, 단거리 이동 시 편리. 주차가 어려운 지역은 택시 이용 추천
        • 자전거/전동 킥보드: 시내 곳곳에 대여소 있음. 항구 주변이나 외곽 산책길에 적합
      • 이동 팁
        • 주말/성수기엔 버스표 사전 예매 권장
        • 팔라미디 요새는 차량 또는 택시로 이동 후 하산 시 계단 이용도 추천
        • 미케네·에피다우로스 등은 차량 or 투어 이용이 효율적

       

      8. 마무리 – 나폴리오 여행 총평

      나폴리오는 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는 도시입니다. 고대 유적과 중세 요새, 유럽풍 골목길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이곳은 그리스의 역사와 로망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에요.

      특히 아테네에서 가까운 위치 덕분에 당일치기도 가능하지만, 1박 이상의 여유로운 여행을 추천드립니다. 해 질 무렵, 항구 옆 벤치에 앉아 붉게 물드는 하늘을 바라보는 순간—그리스 여행의 진짜 감정이 스며들기 시작하거든요.

      추천 계절은 4월 6월, 9월 10월. 여름에는 관광객이 많고 무더위가 심하므로, 봄과 가을의 산책 여행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겨울은 한적한 분위기에서 역사 유적을 차분히 감상하기에 좋습니다.

      한줄평: “나폴리오는 걷는 순간순간이 아름다웠고, 머무는 시간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