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웅이네

유럽여행 역사와 문화

  • 2025. 6. 25.

    by. 야나기웅

    목차

      설레는 시굴다 여행의 시작

      리가에서 차로 50분,
      숲과 강이 어우러진 가우야 국립공원(Gauja National Park)의 입구에 자리한 시굴다(Sigulda)는
      ‘발트의 작은 스위스’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절경과 역사를 품은 공간입니다 

      시굴다는 고성(古城)의 고요 속에서 열리는 야외 오페라 축제의 선율,
      암벽과 강이 빚어낸 자연의 장관, 그리고 모험심을 자극하는 액티비티의 재미까지
      “하루로는 부족할 정도로 풍성한 여행지”입니다.

      이제, 중세의 요새에서 자연과 문화, 이야기의 도시로 이어지는
      시에굴다의 역사 속으로 함께 걸어볼까요? 😊


      1.시굴다의 역사 – 성벽 위 숨결, 동굴 속 사랑

       13세기 초 – 기사단의 횃불 아래 세워진 요새

      1207년, 리바니아 기사단(Livonian Brothers of the Sword)이
      가우야 강변 절벽 위에 세운 시굴다 중세 성(Sigulda Medieval Castle)은
      단순한 요새가 아니라, 강물과 숲을 내려다보는 전략적 거점이었습니다 
      형태는 초기 castellum 양식에서 나중에는 수도원 형태로 발전했고,
      1432년 이후에는 기사단의 부총독 거처로서 중세 발트 지역의 권력을 상징하는 장소가 되었죠

       변방의 중심, 전쟁의 격랑 속으로

      15~17세기 동안 이 성은 러시아·폴란드·스웨덴의 세력 다툼 속에서
      여러 차례 파괴되고 재건되기를 반복했습니다. .
      1622년과 1625년 폴란드·스웨덴의 손을 거쳐 영향을 받다가도,
      스웨덴 왕이 신임 관료에게 땅을 하사하며 다시 복원되었지요. .
      그리고 북방 전쟁 등 격동의 시기 후, 이 성은 결국 버려진 폐허가 되었지만,
      19세기에는 ‘낭만적 폐허’로 재조명되며 또 다른 생명을 얻었습니다 

       19세기 – 뉴 캐슬의 낭만과 문화의 부활

      1878년부터 1881년 사이에는 네오고딕 스타일의 신성(New Castle)이 건립되며
      귀족들의 휴양지로 재탄생합니다
      가우야 계곡을 배경으로 한 이 건물은 시굴다를
      “숲 속의 문화 공간”으로 바꾸어 놓았고,
      이후 작가와 예술가들을 위한 창작 공간으로도 활용되었습니다. .

       전설의 무대, 구트만 동굴과 사랑의 흔적

      성 아래 절벽에는 발트 최대의 구트만 동굴(Gutman’s Cave)이 있으며,
      17세기부터 사람 이름과 문양이 새겨진 채 가장 오래된 관광 명소로 남아 있습니다 
      이곳은 특히 유명한 ‘투라이다의 장미(Rose of Turaida)’ 전설의舞台이며,
      17세기 젊은 연인 마이자(Maija)와 빅터(Viktor)의
      희생적 사랑과 충성과 헌신을 이야기합니다

       현대의 시굴다 – 성벽 위 음악, 동굴 아래 추억

      1980년대부터는 중세 성터가 야외 오페라와 공연의 무대가 되었고,
      스릴러급 봅슬레이·루지 트랙, 집라인, 번지점프 같은 액티비티까지 더해져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는 문화·레저 도시로 거듭났습니다. .


      시굴다의 역사는 “성벽 위의 기사단, 동굴 속 전설, 그리고 오페라와 모험의 멜로디”가
      하나의 선율처럼 흐르는 이야기입니다.

      2. 문화, 대표 축제, 전통의상, 화폐

      문화 시굴다는 중세 성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라트비아의 문화·자연 복합 도시로 알려져 있어요. ‘성의 도시’라는 별명을 가진 만큼, 중세 건축물과 고대 설화, 그리고 이를 배경으로 한 야외 음악·오페라 축제가 정기적으로 열립니다. 특히 예술가와 작가들이 거주하는 뉴 캐슬은 지역 문화의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어요.
      대표 축제 Sigulda Opera Festival (7월): 시굴다 중세 성터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오페라 축제, 유럽권에서도 예술성과 무대 규모로 손꼽히는 여름 음악 행사
      Sigulda Town Festival (8월): 전통 무용, 수공예, 길거리 퍼레이드, 민속의상 체험이 함께 열리는 시민 참여형 축제
      전통의상 라트비아 민속의상은 시굴다 축제 때마다 만날 수 있어요. 여성은 꽃 자수 블라우스, 줄무늬 롱스커트, 머리 장식(화환)을 착용하며, 남성은 회색 울 바지와 체크 조끼, 모자를 쓰는 전통 복장을 갖춥니다.
      사용 화폐 유로(€) 사용. 대부분의 레스토랑, 카페, 액티비티 센터에서 카드 결제 가능하지만, 소규모 수공예 상점이나 시장에서는 현금(5~10유로권) 준비가 편리합니다.

      💱 환전 팁

      • 시굴다 자체에는 소규모 환전소가 드물기 때문에, 리가 시내 또는 공항에서 환전 후 이동을 추천
      • ATM은 버스터미널, 시청 근처, 쇼핑센터 등 주요 구간에 위치
      • 액티비티 예약은 온라인 카드 결제가 보편적이나, 일부 현장 접수 부스는 현금만 받는 경우도 있음

       

      3. 전설과 이야기 – 구트만 동굴과 투라이다의 장미

      시굴다에는 라트비아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는
      아름답고도 슬픈 전설이 전해집니다.
      그 이야기는 바로, ‘투라이다의 장미(Rose of Turaida)’ 전설입니다.


      🌹 사랑의 이름으로 남겨진 구트만 동굴

      17세기 초, 투라이다 성에서 고아로 자란 마이자(Maija)는
      그 뛰어난 미모와 성실함으로 모두의 사랑을 받았어요.
      사람들은 그녀를 ‘투라이다의 장미’라 불렀고,
      마이자는 시굴다 성에서 일하던 빅터(Viktor)와 약혼한 사이였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마이자를 사랑한 또 다른 남자가 거짓 편지를 보내
      그녀를 구트만 동굴(Gutman’s Cave)로 유인하죠.

      그는 그녀를 납치하려 했지만, 마이자는 사랑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던지고 말았습니다.

      그녀의 죽음은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고, 이후 마이자는 투라이다 성 옆 묘지에 묻히며
      “사랑과 용기의 상징”으로 기억되게 됩니다.

      지금도 구트만 동굴의 벽면엔 수백 년 전부터 연인들이 남긴 이름과 날짜가
      자잘한 조각처럼 새겨져 있어요. 마치 “여기에 사랑이 있었노라” 말하듯이요.


      이 전설은 단순한 이야기 그 이상이에요.
      시굴다의 성과 동굴을 따라 걷는 여정 속에서
      사람들의 감정, 희생, 믿음이 시간과 함께 숨 쉬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답니다.

       

      4. 음식 & 지역 술

      Kartupeļu pankūkas
      카르투페류 판쿠카스
      감자를 강판에 갈아 부쳐 만든 전통 감자 팬케이크. 사워크림과 함께 먹으며,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 시굴다 전통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음.
      Speķa pīrāgi
      스페차 피라기
      돼지비계(라드)와 양파를 넣은 작은 페이스트리. 아침 간식이나 맥주 안주로 인기가 높으며, 빵집이나 시장에서 간편히 구입 가능.
      Siera bumbiņas
      시에라 붐비냐스
      라트비아식 치즈볼. 겉은 바삭하고 속은 고소하며, 축제나 카페에서 디저트로 제공되기도 함.
      Zupa ar griķiem
      주파 아르 그리키엠
      메밀이 들어간 따뜻한 수프. 추운 날씨에 특히 인기 있으며, 몸을 데우고 포만감을 주는 영양식.
      Turaidas vīns
      투라이다스 빈스
      시굴다 인근에서 생산되는 과일 와인. 블랙커런트, 라즈베리, 사과 등으로 빚으며 달콤하고 향긋한 맛.
      Valmiermuižas Alus
      발미에르무이자스 알루스
      시굴다에서도 인기 있는 라트비아 수제맥주 브랜드. 페일에일, 라거 모두 부드럽고 향이 깊어 지역 펍에서 쉽게 즐길 수 있음.

      📌 여행자 팁

      • 시굴다 중심가는 작지만 전통 음식 전문 식당 다수
      • 투라이다 지역 와이너리에서는 시음 투어 가능 (현장 예약 필요)
      • Valmiermuižas 맥주는 시굴다 펍 ‘Aparjods’ 등에서 생맥주로 제공됨
      • 팬케이크 전문점에서는 감자와 허브, 햄 등 다양한 토핑 조합 가능

       

      5. 주요 관광지

      도보 시굴다 중세 성
      Sigulda Castle Ruins
      리바니아 기사단이 세운 13세기 석조 요새 유적 중세의 흔적을 따라 걷는 느낌, 야외 공연 무대와 풍경이 인상적
      도보 구트만 동굴
      Gutman’s Cave
      라트비아 최대 자연 동굴, ‘투라이다의 장미’ 전설 배경 오래된 새김문자와 전설이 함께하는 신비로운 명소
      도보 뉴 캐슬
      Sigulda New Castle
      네오고딕 양식의 귀족 저택, 예술가 창작 공간 낭만적인 건축과 함께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 상징적인 장소
      대중교통 투라이다 성
      Turaida Castle
      13세기 고딕 성벽 복원, 전시관 및 성탑 전망대 완만한 숲길을 따라 걷는 여정과 함께하는 대표 성곽 여행지
      대중교통 봅슬레이 트랙
      Sigulda Bobsleigh Track
      동계 스포츠 경기장, 썰매 체험 및 트랙 관람 가능 스릴을 원한다면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 체험 추천
      차량 1시간 가우야 국립공원
      Gauja National Park
      라트비아 최대 자연공원, 숲과 계곡, 암벽 절경 등산, 카약, 패러글라이딩 등 다양한 야외 액티비티 가능
      차량 1시간 크림울다 전망대
      Krimulda Manor & Lift
      언덕 위 유서 깊은 저택과 곤돌라 케이블카 곤돌라에서 내려다보는 가우야 계곡 뷰가 압권

      🚶 직접 걸어본 도보 여행지의 감상

      시굴다 중세 성터에 발을 딛는 순간, 바람 소리마저도 오래된 시대의 메아리처럼 들려요.
      날씨 좋은 날엔 성탑 옆 잔디밭에 앉아 도시 풍경을 내려다보며
      중세 시절 수호자들이 바라봤던 풍경과 비슷한 장면을 상상해 보게 되죠.

      구트만 동굴을 직접 걸어보면, 자연이 조각해 낸 천장의 곡선과
      벽면에 빼곡히 새겨진 연인의 이름들이
      수세기 동안 이곳에 사랑이 머물렀음을 말해주는 것 같아요.


      📸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

      • 구트만 동굴 입구의 삼나무 숲길
      • 중세 성 유적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가우야 계곡
      • 뉴 캐슬 정면 석조 아치와 창문 장식
      • 투라이다 성 탑 위에서 내려다보는 숲과 강

      🧳 여행 팁

      • 투라이다 성까지는 시굴다 중심가에서 도보 40분이지만, 셔틀버스나 택시 이용도 가능
      • 봅슬레이 체험은 계절에 따라 운영 여부 상이 → 미리 확인 필수
      • 케이블카는 편도·왕복 선택 가능, 노을 시간대 탑승 추천
      • 국립공원 내 하이킹 코스는 계절별 경로 구분되어 있어 안내소에서 지도 수령 권장

       

      6. 치안

      시굴다는 리가 근교 지역 중에서도 가장 안전하고 조용한 도시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현지 주민들도 친절하고 관광객 응대에 익숙하여
      전반적으로 안심하고 여행을 즐길 수 있어요.

      • 전반 치안: 범죄율 낮고, 관광지와 중심가는 야간에도 안전
      • 주의사항: 트레킹 시 미끄러운 바위길이나 절벽 근처 주의 필요
      • 여성 혼자 여행 시 팁: 구트만 동굴이나 국립공원 코스는 낮 시간대에만 이용 추천
      • 긴급 연락처: ☎ 112 (라트비아 긴급통합번호)
      • 주라트비아 대한민국 대사관
        • 주소: J. Alunāna iela 2, Riga, LV‑1010
        • 전화: +371 6732‑4274 (대표), +371 6786‑9820 (영사과)

       

      7. 이동 방법

      🛬 리가 → 시굴다

      • 자가 차량: 약 50분 소요, A2 고속도로 따라 단순한 루트
      • 기차: 리가 중앙역(Rīga Centrālā stacija)에서 Sigulda역까지 약 1시간 소요
      • 버스: 리가 버스터미널에서 매시각 출발, 요금 2~3유로대

      🏙️ 시내 이동

      • 도보 여행: 시굴다 중심가는 작고 주요 명소가 도보로 연결되어 있어 걷기에 최적
      • 택시/Bolt: 리가에서 온 경우 앱 기반 이동 가능
      • 자전거 대여: 중심가 인포센터 주변에서 가능, 국립공원 이동 시 편리

      🚗 차량 이동

      • 국립공원·투라이다 성·크림울다 등 이동 시 렌터카 이용 추천
      • 공영 주차장이 주요 명소 근처에 잘 갖춰져 있음

       

       

      8. 마무리 – 시굴다 여행 총평

      시굴다는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이에요.
      중세의 성터를 걷다 보면 마치 백 년 전, 수호자들의 기도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고,
      구트만 동굴에서 머무는 짧은 순간조차 수백 년의 사랑 이야기를 가슴으로 느끼게 되었죠.

      자연 속에 문화와 전설이 살아 숨 쉬는 이 도시는 리가 근교 하루 여행지 이상의 감동을 줍니다.


      ✔ 추천 여행 시기

      • 5~6월: 신록이 가장 아름답고 날씨도 선선
      • 9~10월: 붉은 단풍으로 물든 계곡 풍경은 압도적인 아름다움
      • 12월: 눈 내린 성터의 낭만, 조용한 겨울 여행에도 어울림

      ✍ 한줄평

      “시굴다는 걷는 순간마다 이야기가 깃든, 전설과 자연이 함께 살아 숨 쉬는 도시입니다.”

      시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