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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설레는 리가 여행의 시작
발트해의 바람을 따라 도착한 도시, 리가(Riga).
유럽의 고풍스러운 도시들 중에서도 이곳은 어딘가 특별한 매력을 갖고 있어요.
구시가지의 돌길을 걷다 보면 수백 년의 시간이 마치 숨을 쉬듯 살아있고,
아르누보 건물의 섬세한 장식은 지나치는 여행자마저 예술의 일부로 만들어줍니다.라트비아의 수도이자 발트 지역 최대 도시인 리가는
역사, 문화, 건축, 예술,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까지…
단숨에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도시입니다.
1. 리가의 역사 – 돌과 강 위에 세워진 다층의 기억
리가의 시작은 12세기말,
다우가바 강가의 어촌과 수도원 근처에 세워진 작은 개척지였습니다.
하지만 이내 독일 상인들과 기사단이 정착하며, 도시는 교역의 중심지로 급성장하게 되죠.13~16세기 – 한자동맹과 중세의 번영
1201년, 브레멘 출신의 주교 알베르트가 리가를 공식적으로 세우고
곧이어 도시를 한자동맹(Hanseatic League)에 가입시킵니다.
이 시기, 리가는 상업과 항해의 요충지로 유럽 전역과 연결되며
수많은 중세 교회와 길드 건물들이 세워졌어요.돌로 된 좁은 골목과 고딕 양식의 대성당은 그 시절의 위용을 지금도 고스란히 품고 있습니다.
17~18세기 – 스웨덴, 러시아 지배 시기
리가의 역사에는 수많은 지배와 저항의 흔적이 깃들어 있습니다.
17세기에는 스웨덴의 지배를 받았고, 18세기에는 러시아 제국의 일부가 되어
문화·건축적으로 혼합적인 색채를 띠게 되었죠.그 결과, 도심 곳곳엔 독일, 러시아, 북유럽 양식이 혼재된 건축물들이 이어지며
유럽에서도 보기 드문 독특한 도시 풍경을 형성했습니다.19~20세기 – 아르누보와 독립의 꿈
19세기말, 리가는 급격한 산업화와 함께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르누보(Art Nouveau) 건축 도시 중 하나로 거듭납니다.
특히 알베르타 거리(Alberta iela)는
“도시 전체가 예술품”이라 불릴 정도로 정교한 장식들로 유명하죠.하지만 20세기엔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소련 점령으로
자유를 잃고 고통을 겪었던 시기이기도 해요.1991년, 리투아니아와 함께 독립을 선언한 라트비아는
리가를 중심으로 다시 문화와 자유의 도시로 부활합니다.
리가는 수많은 층위의 역사 위에
예술과 회복의 힘으로 스스로를 재건해 온 도시예요.
그 시간들이 골목과 건물, 사람들의 미소 속에 고스란히 스며 있습니다.2. 문화, 대표 축제, 전통의상, 화폐
문화 리가는 발트 3국 중 가장 문화적으로 활발한 도시로, 중세 건축과 현대 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라트비아 국립 오페라극장, 현대미술센터, 그리고 거리 곳곳에서 열리는 소규모 공연까지, 고전과 현대가 공존하는 다층적 매력을 자랑합니다. 대표 축제 리가 오페라 페스티벌 (6월): 국립오페라극장 중심으로 열리는 유럽 유수의 클래식 음악 축제
크리스마스 마켓 (11월 말~1월 초): 리가 대성당 광장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통시장 중 하나
리가 재즈 페스티벌(Rīgas Ritmi): 도시 전역에서 펼쳐지는 여름 재즈 공연전통의상 여성은 자수 장식 블라우스와 긴 줄무늬 스커트, 머리 장식 착용. 남성은 체크무늬 바지, 셔츠, 조끼와 가죽 벨트가 전통적 조합입니다. 민속 행사 및 축제에서 흔히 볼 수 있어요. 사용 화폐 유로(€) 사용. 시내 대부분의 카페, 상점, 박물관에서 카드 및 NFC 결제 가능. 전통시장이나 소규모 마켓에서는 5~10유로권 현금 준비 시 편리함.
💱 환전 팁
- 리가 공항, 시내 은행(예: SEB, Swedbank)에서 환전 가능하나, 대부분 카드 결제 이용 권장
- ATM은 주요 광장과 박물관 주변에 다수 분포, 인출 시 현지 통화(EUR)로 선택 시 환율 우대
- 리가 중앙시장에서는 현금만 받는 상인도 있어, 일부 소액 현금 소지 필요
3. 전설과 이야기 – 강과 도시, 그리고 거인의 기도
‘크리스탑스 대장’의 전설 – 리가를 지킨 거인
다우가바 강가에는 오래전부터 키가 크고 힘센 남자,
‘Great Kristaps(크리스탑스)’가 살고 있었어요.
그는 매일 밤 강을 건너야 하는 사람들을 업어 옮겨주며 생계를 이어갔죠.어느 날 밤, 폭풍우 속에서 아이 한 명이 강을 건너고 싶다며 도움을 청합니다.
크리스탑스는 아이를 안고 강을 건너기 시작했는데, 걸을수록 아이의 무게가 점점 무거워지며
마치 온 도시를 짊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겨우 강을 건넌 뒤 잠든 크리스탑스는 다음 날 숨진 채 발견되었고,
그가 눕던 자리엔 금으로 가득 찬 상자가 남겨져 있었어요.이 금은 리가 도시 건설의 기초가 되었고, 그의 이름은 지금도 도시를 지킨 ‘수호자’로 불립니다.
지금도 구시가지 외곽, 다우가바 강 근처에는
크리스탑스의 동상이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어요.
유리산과 빛의 성 – 자유를 향한 상징
리가의 새로운 상징 중 하나인 라트비아 국립도서관은
현지인들 사이에서 ‘빛의 성’이라 불립니다.
이는 라트비아 민속설화에 등장하는 ‘유리산(Gaismas pils)’에서 유래된 것으로,
지혜와 자유를 찾아 산을 오르는 이야기입니다.소련의 지배를 극복하고 지식과 문화로 다시 서 있는 리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건축물이죠.
하얀 유리 외벽에 햇살이 반사될 때면
정말로 ‘빛의 산’이 떠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요.
아르누보에 새겨진 도시의 이야기
리가의 자랑, 아르누보 건축물은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장식이 아닙니다.
정면의 신화적 조각상들에는
나라 잃은 민족의 의지, 자연에 대한 경외, 인간의 감정이 숨겨져 있어요.특히 알베르타 거리의 한 건물에 새겨진 ‘울고 있는 여성 조각상’은
독립을 상실한 시대의 고통을 표현했다고도 전해지며,
지나가는 이의 마음까지 묘하게 울리는 힘이 있습니다.
리가의 전설은, 기억과 상징, 그리고 희망으로 가득한 이야기예요.
이 이야기를 알고 리가의 거리를 걷는다면, 건물과 바람, 골목 하나까지도
더 깊이 당신에게 말을 걸어올 거예요.4. 음식 & 지역 술
Grey Peas with Bacon
그레이 피스 위드 베이컨라트비아의 대표적인 겨울 요리. 푹 삶은 완두콩에 구운 베이컨과 양파를 넣어 고소하고 짭짤하게 즐기는 전통 가정식. 크리스마스에도 자주 먹습니다. Sklandrausis
스끌란드라우시스라트비아 전통 파이로, 호밀 반죽 안에 당근과 감자, 사워크림을 넣어 구운 달콤한 디저트. 전통시장이나 페스티벌에서 자주 판매돼요. Piragi
피라기햄이나 양파를 넣은 작은 반달 모양의 페이스트리. 아침식사나 간식으로 인기며, 다양한 속재료로 변주되기도 합니다. Cold Beet Soup
콜드 비트 수프)핑크빛이 도는 차가운 수프로, 여름철 인기 메뉴. 비트, 케피르, 오이, 삶은 달걀 등을 섞어 시원하게 먹어요. 샬티바르쉬차이와 유사하지만 라트비아식으로 다소 달콤한 맛이 강조됩니다. Rīgas Melnais Balzams
리가스 멜나이스 발잠스)리가 특산의 허브 리큐어로, 약간 쌉쌀한 맛과 짙은 허브 향이 특징. 전통적으로 감기나 소화제로도 사용되며, 칵테일 베이스로도 즐겨 사용됨. Valmiermuižas Alus
발미에르무이자스 알루스)리가 인근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프리미엄 수제 맥주. 홉의 향이 강하고 깊은 풍미가 있어 라거와 페일에일 등 다양한 종류가 인기.
📌 여행자 팁
- 리가 중앙시장에서는 다양한 전통 음식(피라기, 스클란드라우시스 등)을 저렴하게 시식 가능
- Rīgas Melnais Balzams는 공항 면세점 및 구시가지 주류상점에서 병 단위로 구매 가능
- 현지 레스토랑에서는 콜드 비트 수프나 그레이 피스 요리를 대부분 ‘세트 메뉴’에 포함해 제공
- Valmiermuižas 맥주는 현지 펍(Bērzkalni, Alus Muiža 등)에서 생맥으로 마시는 것을 추천!
5. 주요 관광지
도보 리가 구시가지
Vecrīga중세 거리, 성당, 길드 건물이 가득한 유네스코 문화유산 고딕과 바로크 건축이 어우러진 유럽 최고 수준의 구시가지 풍경 도보 리가 성당
Rīgas Doms13세기 고딕 양식의 대성당, 라트비아 최대 파이프오르간 보유 건축미와 함께 음악회 개최, 역사와 음악이 만나는 공간 도보 하우스 오브 블랙헤즈 14세기 상인 길드 본부였던 건물, 화려한 외관이 명물 리가의 랜드마크이자 사진 촬영 필수 스팟 대중교통 아르누보 거리
Alberta iela유럽 최고 수준의 아르누보 건축 밀집 지역 거리 자체가 하나의 건축 박물관. 건물 장식 속 상징을 해석하는 재미가 있음 대중교통 라트비아 국립도서관 ‘빛의 성’으로 불리는 현대 건축의 상징 유리 외벽과 내부 뷰포인트가 아름답고 전시, 북카페 운영 차량 1시간 주르말라 해변
Jūrmala발트해의 백사장과 소나무숲이 만나는 휴양도시 여름철 리가 시민의 대표 피서지. 사우나와 스파도 즐길 수 있음 차량 1시간 라운다레 궁전
Rundāle Palace18세기 바로크 건축의 정수, 프랑스식 정원이 아름다움 ‘라트비아의 베르사유’라 불리는 귀족문화의 결정체
🚶 직접 걸어본 도보 여행지의 감상
리가 구시가지는 낮과 밤의 매력이 전혀 달라요.
낮에는 성당에서 울리는 종소리와 거리 악사들의 연주가 어우러지고,
밤에는 따뜻한 조명이 건물 외벽을 은은하게 감싸며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을 선사합니다.알베르타 거리를 걷다 보면
한 건물 한 건물마다 조각들이 말을 걸어오는 듯한 기분이 들고,
사진보다도 눈으로 오래 담고 싶은 순간들이 자꾸 생깁니다.
📸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
- 하우스 오브 블랙헤즈 정면에서 좌우 대칭을 살린 앵글
- 알베르타 거리 건물 장식 클로즈업 컷
- 국립도서관 유리 반사에 비치는 석양
- 리가 성당 앞 광장에서 돌길과 함께 프레임 구성
🧳 여행 팁
- 아르누보 거리엔 건축 박물관이 숨겨져 있음 → 입장료 저렴하고 가이드북 제공
- 국립도서관은 무료입장 가능, 도심에서 다우가바 강 건너 도보 20분
- 주르말라는 열차로도 30분 내 도착 가능, 여름철엔 피크닉 용품 필수
- 라운다레 궁전은 입장 전 온라인 예약 권장, 계절마다 정원 풍경이 달라 꼭 사진 남길 것
6. 치안
리가의 중심가, 특히 구시가지와 알베르타 거리, 국립도서관 인근은
관광객이 자주 찾는 안전한 지역입니다.
하지만 도시 규모가 큰 만큼, 일부 구역에서는 기본적인 주의가 필요해요.- 전반 치안: 중심가는 안전. 밤에도 관광객 많고 조명 잘 되어 있음
- 주의사항: 철도역 인근, 공공장소에서의 소매치기 유의
- 여성 혼자 여행 시 팁: 조명이 잘 된 구시가지 중심 숙소, 도보 이동 추천
- 현지 긴급 번호: ☎ 112 (경찰·소방·응급 통합)
- 주폴란드 한국대사관 관할
- 전화: +48 22 559 2900
- 이메일: consular-pl@mofa.go.kr
7. 이동 방법
🛬 공항 → 시내
- 리가 국제공항(RIX)에서 시내까지 차량 20분 거리
- 22번 버스 또는 Bolt/Uber로 이동 가능 (버스 1.15유로 / 택시 약 10~15유로)
🏙️ 시내 교통
- 도보: 구시가지와 아르누보 거리 모두 도보 이동 충분
- 시내버스·트램·트롤리버스: 전용 앱(Rigas Satiksme)으로 티켓 구매 가능
- 전동킥보드·자전거 대여: Bolt, Ride 앱에서 등록 후 사용
- 열차: 주르말라, 시굴다 등 인근 도시 연결 편리
🚗 차량 이동
- 라운다레 궁전, 주르말라, 시굴다 등 차량으로 1시간 이내 이동 가능
- 중심가 주차는 유료, 시 외곽은 무료 공간 다수
- 공항·시내 렌터카 수요 많으므로 사전 예약 필수
8. 마무리 – 리가 여행 총평
리가를 여행하며 중세의 돌담길을 걷다 보면 과거와 현재, 전설과 예술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이 자연스럽게 여행자의 마음을 적셔옵니다.
아르누보 장식이 말을 걸고, 강 건너 국립도서관은 내면의 빛을 비추는 등대처럼 느껴져요.
작지만 강렬한 감정들이 리가의 거리 곳곳에 담겨 있습니다.
✔ 추천 여행 시기
- 5~6월: 유럽의 늦봄, 꽃 피는 구시가지와 날씨가 가장 아름다운 시즌
- 9~10월: 알록달록 단풍과 재즈 페스티벌, 사진 찍기 좋은 계절
- 12월~1월: 크리스마스 마켓과 눈 내리는 리가의 낭만
✍ 한줄평
“리가는 예술과 전설, 햇살과 그림자가 어우러진 발트의 작은 보석 같은 도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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